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목 부위를 통과하는 주요 혈관인 경동맥의 구조와 혈류 상태를 비침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진단 방법입니다. 이 검사는 단순한 건강검진 항목을 넘어, 뇌졸중과 같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중대한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예방에 큰 역할을 합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경동맥 내 플라크 형성이나 혈관 협착이 무증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스크리닝 검사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 5가지를 중심으로 그 의학적 중요성과 진단 가치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경동맥 초음파란 무엇인가
경동맥 초음파는 고주파 음파를 이용하여 경동맥의 내벽 두께, 혈류 속도, 혈관 내 침착물(플라크) 유무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검사 과정은 간단하며, 목 부위에 젤을 바른 뒤 초음파 탐촉자를 이용해 좌우 경동맥을 각각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검사 시간은 평균 10~15분 정도로 짧고, 방사선 노출 없이 혈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반복 검사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1. 뇌졸중(뇌경색, 뇌출혈)의 전조 상태
가장 대표적인 경동맥 초음파의 목적은 뇌졸중의 전조 상태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입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통로이며, 이 부위의 혈류 장애는 곧바로 뇌혈류 이상으로 연결됩니다. 특히 내경동맥의 협착이나 폐색은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초음파 검사에서 경동맥 내 혈류 속도의 증가, 내중막 복합체(IMT)의 비정상적 비후, 또는 플라크에 의한 협착이 관찰될 경우, 향후 6개월~1년 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증가하므로 추가적인 혈관 검사 및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2. 경동맥 협착증
경동맥 협착증은 경동맥의 내벽에 콜레스테롤, 지방, 칼슘 등이 침착되면서 혈관이 점점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혈관이 50% 이상 좁아지기 전까지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으며, 상당한 협착이 진행된 이후에야 일시적인 시야장애, 언어장애, 사지의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류 속도와 내경의 직경을 측정하면 협착 정도를 수치화할 수 있으며, 경도(50% 미만), 중등도(50~70%), 중증(70% 이상) 등으로 구분하여 진단하게 됩니다. 경동맥 협착은 뇌졸중 발생의 핵심 요인이므로 조기 발견 시 항혈전제 복용 또는 경동맥 내막 절제술 등의 치료가 고려됩니다.
3. 죽상동맥경화증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 내벽에 지방질과 염증세포, 섬유조직 등이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는 만성적인 혈관질환입니다. 이는 전신성 질환으로, 심장, 뇌, 신장 등 모든 주요 장기의 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경동맥은 그 발생 위치 중 하나입니다. 경동맥 초음파에서는 플라크의 위치, 크기, 형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석회화 여부 및 파열 위험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파열되기 쉬운 불안정 플라크는 뇌졸중과 급성 심근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경동맥 검사가 예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4. 혈전(Thrombus)
혈전은 혈관 내에서 형성된 응고된 피 덩어리로, 경동맥 내에 존재할 경우 혈류를 차단하거나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경동맥 초음파에서는 혈전의 위치와 형태, 혈류 차단 정도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도플러 모드 활용 시 혈류 속도의 변화로 인해 작은 혈전도 조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일단 혈전이 확인되면 고위험군으로 간주되어 항응고제 치료 또는 시술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5. 혈관벽 비후 및 탄성 저하
경동맥 내중막 복합체(IMT)의 비후는 동맥경화의 초기 단계로 간주되며, 이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에서 흔하게 관찰됩니다.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성이 떨어지면 혈류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변하게 되고, 결국 혈관 전체의 순환 효율이 저하됩니다. 초음파는 이러한 내막 비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대표적 도구이며,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IMT 수치 추적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데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결론: 조기 진단의 중요성
경동맥 초음파는 간단하고 빠르며, 방사선 노출 없이 혈관 상태를 직접 시각화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특히 뇌혈관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무증상이라도 40대 중반 이상,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 보유자, 흡연자 및 가족력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권장됩니다. 단순한 목초음파가 아닌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뇌혈관의 조기 경보장치’로 인식되어야 하며, 이상 소견이 발견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과 정밀검사를 병행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