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겪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질환이 있다. 바로 어깨 충돌증후군이다.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오십견이나 근육통이 아닐 수 있다.
오늘은 헷갈리기 쉬운 이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어깨 충돌증후군이란?
어깨 충돌증후군은 말 그대로 어깨 관절 주변의 구조물끼리 부딪히며 생기는 증상을 의미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어깨뼈 윗부분을 덮고 있는 ‘견봉’이라는 뼈와 어깨를 감싸고 움직이는 근육(특히 회전근 중 극상근)이 반복적으로 충돌하면서 통증이 생긴다.
이 질환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회전근개염, 점액낭염, 근육 부분 파열, 완전 파열 등 다양한 병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증후군 형태에 가깝다.
장시간 팔을 많이 쓰는 일을 하거나, 어깨에 반복적으로 무리를 주는 사람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불편이 커지기 때문에 초기에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원인과 위험 요인은 무엇일까?
1. 근육 불균형과 해부학적 구조
가장 큰 원인은 근육 간의 불균형이다. 회전근개(극상근, 극하근, 소원근, 견갑하근)가 약해지면, 상대적으로 삼각근의 작용이 커지게 된다. 이때 상완골두가 위쪽으로 밀리며, 어깨 관절 내 공간이 좁아지고 충돌이 쉽게 발생하게 된다.
어깨는 뼈보다 근육이 안정성을 책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작은 근육들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회전근개가 약해지면 충돌이 쉽게 일어난다.
2. 직업 및 활동 습관
어깨 충돌증후군은 특정 직업군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 창고, 해운업처럼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직종
- 페인트공이나 목수처럼 팔을 머리 위로 자주 올리는 작업
- 야구, 테니스, 수영, 소프트볼처럼 어깨를 반복적으로 쓰는 스포츠
눈높이 이상으로 팔을 계속 올리는 일이 많을수록 회전근개는 피로해지고, 근육 간의 힘 균형이 무너지기 쉬워진다.
예를 들어, 겨울철 삽질을 반복하다 갑자기 어깨 통증이 생겼다면 이 증후군일 가능성이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 평소엔 괜찮다가 팔을 머리 위로 올릴 때 통증이 생긴다.
- 손이나 팔을 등 뒤로 돌릴 때도 어깨가 아프다.
- 옷을 입거나 머리를 빗는 등 일상 동작이 불편하다.
-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다.
- 팔을 움직일 때 어깨에서 걸리는 듯한 ‘딸깍’ 소리가 난다.
또한, 어깨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이나 뒷목으로 퍼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목 디스크로 착각하기 쉬운 경우가 많다.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
- 이학적 검사: 의사가 특정 자세나 동작을 유도하며 통증 여부를 확인한다.
- 영상 검사: 증상이 지속될 경우, 초음파나 MRI를 통해 회전근개 상태나 염증 여부를 파악한다.
- 종합 판단: 환자의 증상, 검진 결과, 영상 소견을 바탕으로 진단이 내려진다.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일까?
치료의 핵심은 통증을 줄이고, 어깨의 운동 범위를 회복하는 데 있다. 상태에 따라 다음과 같은 치료가 시행된다.
1. 보존적 치료
초기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로 시작한다.
- 휴식과 활동 조절: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은 피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약물 치료: 소염진통제(NSAID)를 복용해 염증을 줄인다.
- 물리치료: 어깨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며 자세를 교정한다.
- 냉찜질: 급성기에는 얼음찜질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 주사 치료: 효과가 없을 경우,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를 어깨에 주입해 염증을 줄일 수 있다. 단, 반복 사용은 근육 약화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 수술적 치료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근육 파열이 심한 경우엔 수술이 필요하다.
- 관절경 수술: 좁아진 어깨 공간을 넓히고 충돌을 완화하기 위해 견봉 뼈를 다듬는다. 절개가 작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 회전근개 봉합술: 근육이 찢어진 경우, 뼈에 다시 부착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재활이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는 진자운동 같은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시작하고, 약 3주간 팔걸이로 보호한 뒤 점진적으로 근력과 가동범위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평균 4~6개월이 소요된다.
예방과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어깨 충돌증후군은 예방도 가능하다. 아래와 같은 생활습관이 도움이 된다.
- 회전근개 강화 운동: 가벼운 아령이나 고무밴드로 꾸준히 어깨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 바른 자세 유지: 특히 앉아 있을 때 어깨가 말리지 않도록 신경 쓴다.
- 새 운동은 천천히: 새로운 운동이나 동작을 시도할 땐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 무리한 사용 금지: 반복된 동작 후엔 반드시 휴식을 취하고, 한 자세로 오래 있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마무리하며
어깨 충돌증후군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한 질환이다.
증상을 무심코 넘기기보다는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일상 속에서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기억하자.